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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도식치료 핵심이론 정리(도식, 모드, 주요 단계)

by HONEYTIPS100 2025. 10. 25.

 

심리도식치료 관련 이미지

 

심리도식치료(Schema Therapy)는 제프리 영(Jeffrey Young)이 인지행동치료(CBT)를 확장하여 개발한 치료법으로, 인간이 어린 시절부터 형성해온 부적응적 신념과 감정 패턴(도식, schema)을 탐색하고 변화시키는 데 중점을 둔다. 도식치료는 단순히 생각을 바꾸는 접근을 넘어, 감정·행동·관계의 패턴까지 통합적으로 다루며, 애착이론, 정신역동이론, 게슈탈트 치료의 요소를 포함한다. 이 글에서는 도식치료의 핵심 이론인 도식(Schema), 모드(Mode), 치료단계(Stage)를 중심으로 그 원리와 실제적 의미를 자세히 정리한다.

1. 도식(Schema) 

‘도식’은 심리도식치료의 근간이 되는 개념으로, 개인이 어린 시절부터 경험한 사건을 바탕으로 세상을 해석하고 반응하는 인지적·정서적 구조를 말한다. 제프리 영은 이를 “평생 지속되는 자기·타인·세계에 대한 부적응적 믿음의 틀”이라고 정의했다. 도식은 단순한 사고 패턴이 아니라 감정, 기억, 신체감각까지 포함된 복합적 구조이다. 대표적인 도식으로는 버림받음(Abandonment), 결함·수치(Defectiveness), 의존(Dependence), 기준·비판(Unrelenting Standards) 등이 있다. 도식은 핵심 정서 욕구가 충족되지 못했을 때 형성되며, 성인이 되어 관계 문제나 불안, 자기비난으로 반복된다.

도식은 어린 시절에 반복적으로 경험한 양육환경, 트라우마, 문화적 메시지 등에 의해 형성된다. 예를 들어, 일관된 관심과 안정감을 받지 못한 아이는 ‘나는 중요한 존재가 아니다’라는 내러티브를 내면화할 수 있고, 이는 성인이 되어 친밀감 상황에서 과도한 불안이나 회피로 표출된다. 제프리 영은 총 18가지 초기 부적응 도식을 제시했으며, 각 도식은 특정 감정반응(예: 분노, 수치, 공허)과 행동 패턴(예: 회피, 과잉적응, 집착)을 촉발한다. 도식은 본질적으로 과거의 생존전략이었지만, 현재의 삶에서는 적응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동한다.

도식치료의 출발점은 내담자가 자신의 도식을 인식하게 하는 것이다. 의식화된 이해는 도식의 자동적 활성화를 멈추게 하는 첫걸음이다. 치료자는 임상면담, 도식 질문지(예: YSQ), 생활사 탐색 등을 통해 도식의 형성 배경을 파악하고, 도식이 활성화되는 촉발 상황을 명확히 한다. 중요한 점은 도식을 단순히 ‘문제’로 낙인찍지 않고, 그것이 과거 환경에서 어떻게 유용했는지를 이해하는 것이다. 이 관점은 내담자의 자기비난을 줄이고, 변화를 위한 심리적 안전감을 마련한다. 결국 도식은 인간 내면의 반복되는 삶의 스크립트를 읽어내는 핵심 언어이며, 치유는 그 스크립트를 재작성하는 과정이다.

2. 모드(Mode) 

‘모드(mode)’는 도식이 현실 속에서 활성화될 때 나타나는 감정·사고·행동의 상태를 의미한다. 도식치료에서는 사람을 여러 모드의 집합으로 보며, 상황에 따라 특정 모드가 전환되어 나타난다. 제프리 영의 모드 모델은 임상에서 매우 실용적이며, 감정 변화가 빠른 내담자를 실시간으로 다루는 데 효과적이다. 대표적인 모드로는 취약한 아동모드(Vulnerable Child Mode), 분노·처벌적 부모모드(Dysfunctional Parent Mode), 부적응적 대처모드(Maladaptive Coping Mode), 그리고 건강한 성인모드(Healthy Adult Mode)가 있다.

취약한 아동모드는 버림받음·결핍감·불안 등의 감정을 직접적으로 경험하는 내면의 어린아이 상태다. 이 모드가 활성화되면 내담자는 현재 상황을 과거의 상처와 동일시하며 과도한 감정반응을 보인다. 반대로 부적응적 부모모드는 내면화된 비난적·완고한 목소리로 작동하여 자기비난이나 죄책감을 증폭시킨다. 부적응적 대처모드는 고통을 피하기 위한 행동적 전략(회피, 과도한 보상, 복종 등)을 나타내며, 이는 도식의 영향력을 유지시키는 역할을 한다. 치료의 핵심은 이러한 부적응적 모드를 인지하고, 그 자리에서 건강한 성인모드를 활성화하는 것이다.

건강한 성인모드는 현실적 사고, 감정 조절, 자기연민, 타인과의 경계 설정 등 성숙한 기능을 통합한 상태다. 치료자는 다양한 기법—인지적 재구성, 이미지 리스크립팅(Imagery Rescripting), 역할연습, 제한적 재양육(Limited Reparenting)—을 통해 취약한 아동모드를 위로하고 부적응적 부모모드·대처모드의 영향력을 약화시킨다. 모드 개념은 내담자가 ‘감정의 주체’로 서게 하는 데 매우 유용하다. 예컨대, “지금 느끼는 분노는 나 전체가 아니라 내 안의 분노모드가 작동하는 것이다”라는 자각은 감정의 거리를 만들어 자기통제가 가능하게 한다. 따라서 모드 접근은 감정 중심의 경험치유와 행동변화의 다리 역할을 한다.

3. 심리도식치료의 주요 단계(Stage) 

심리도식치료의 치료과정은 체계적인 단계로 진행되며, 각 단계는 인식→변화→통합의 순환적 여정으로 구성된다.

첫 번째 단계는 평가(Assessment)다. 치료자는 임상면담, 도식 척도(YSQ), 모드 프로파일링 등을 통해 내담자의 주요 도식과 활성화 경향, 대처 패턴을 식별한다. 이 단계에서 핵심 질문은 ‘무엇이 문제인가?’가 아니라 ‘이 패턴은 어떻게 형성되었고, 어떤 욕구가 충족되지 않았는가?’이다. 정확한 평가 없이는 이후의 개입이 피상적으로 끝나기 쉽다.

두 번째 단계는 변화(Change)다. 변화 단계는 인지적·정서적·행동적 기법을 통합적으로 적용한다. 인지적 기법은 부적응적 신념의 논리적 재구성을 돕고, 정서적·체험적 기법(예: 이미지 리스크립팅)은 과거 장면을 재경험하며 감정적 기억을 수정한다. 행동적 기법은 현실에서 새로운 행동을 실험하여 도식의 예측을 무력화한다. 제한적 재양육은 치료자가 안전한 관계적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내담자의 취약한 아동모드를 직접적으로 위로한다. 이러한 다층적 개입은 단순한 인지적 변화보다 훨씬 깊은 변화를 이끈다.

마지막 단계는 통합(Integration)이다. 이 단계에서 핵심은 건강한 성인모드의 강화를 통해 내담자가 자신의 감정과 행동을 스스로 조절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통합은 반복적인 실천과 자기반성의 축적을 통해 이루어진다. 치료의 말미에는 내담자가 도식을 자동적으로 활성화시키는 상황을 스스로 감지하고, 적절한 대처 전략을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최근 도식치료는 개인치료뿐 아니라 집단, 부부치료, 조직적 개입, 온라인 프로그램 등으로 확장되어 적용되고 있으며, 이는 도식치료가 현대 사회의 다양한 스트레스 요인에 대한 실용적이고 포괄적인 해결책임을 시사한다.

 

심리도식치료는 도식, 모드, 치료단계라는 세 축을 통해 인간의 반복적 고통을 체계적으로 이해하고 변화시키는 통합적 치료모델이다. 도식은 과거의 청사진, 모드는 현재의 감정적 얼굴, 치료단계는 변화의 여정을 의미한다. 이 모델은 단순한 증상 완화를 넘어서 개인이 자기이해와 자기돌봄을 통해 지속 가능한 심리적 회복을 이루도록 돕는다.